2021년 오스카상 유력후보 스티븐 연(한국이름 연상엽)
【트로이=미시간오늘】영화 '미나리'가 돌풍을 일으키며 주연배우에 대한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여자 조연을 맡은 윤여정씨는 이미 미국에서만 여자조연상 27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며 윤여정씨와 함께 호흡을 맞춘 남자주인공 스티븐 연은 골든글로브 등 남우주연상 3관왕에 오르고 4월 25일 수상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상의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본보는 스티브 연의 부친 연제흥 전 디트로이트 한인회 부회장과 전화인터뷰를 갖고 소감을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스티븐 연(한국이름 연상엽)이 한국계 이민가정출신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그가 미시간 출신이라는 것에는 생소한 한인들이 제법 많다. 스티븐은 디트로이트 한인회 부회장을 역임한 연제흥씨의 장남이다. 스티븐과 미시간오늘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티븐이 미시간 출신 한인 2세로는 처음으로 워킹데드에 조연으로 헐리우드에 진출했을 때 미시간오늘의 전신인 미시간광장은 스티븐의 부친 연제흥 부회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당시의 인터뷰 내용을 A4면에 게재했다.
본보는 8일 헐리우드에 입성한 지 10년이 지나 당당히 세계적인 배우로 정상에 서게 된 스티븐의 부친과 다시 한 번 전화상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연 전 부회장은 ‘미나리’로 아들이 배우로서 정상에 우뚝 서게된 소감을 묻자 먹먹하다며 “우리는 그저 평범한 가정일 뿐이었는데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집사람과도 대화를 나누곤 하는데하나님의 인도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에 감사한다”고 말한다.
연 전 부회장은 스타덤에 오른 아들에 대해 실력이나 운 보다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며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이제 아들이 공인이 된 만큼 늘 더욱 겸손해지길 기도한다.”고 덧붙인다. 실제로 연 전 부회장자신 또한 본보와 통화하면서도 10년 전 인터뷰 당시와 전혀 달라진 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겸손한 모습으로 통화에 임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한인 2세로 세계 영화계의 중심인 할리우드에 우뚝 선 모습이 참으로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말하며 “이따끔 초청을 받아 가서보면 세계적 스타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레드카펫을 밟고 언론, 방송과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보니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다”고 한다.“잘 자라주었고 또 잘 해나가고 있기에 보람을 느끼고 고맙기도 하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떨리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연 전 부회장은 아들이 한인들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헐리우드에서 인정을 받기까지 정말 열심히 살아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나타내면서도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인2세 3세의 영화산업분야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스티븐은 이번 미나리 영화제작에도 참여를 하여 Plan B 영화제작사의 브래드 피트와 호흡을 맞추기도했다고 한다. 마침 워킹데드와 이후 출연한 여러 편의 영화를 통해 이름이 알려지면서 아마존의 영상제작부문에 전격 기용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영화산업 전반이 주춤했지만 차츰 회복이 되어가면서 향후 더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고 연 전 부회장은 아들의 꿈을 향한 발걸음은 이제 시작이라며 영화제작사를 세우고 아시안계 영화산업의 위상을 높이고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스티븐은 아시안들에게는 미국의 주류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백인들에 비해 도전의 기회가 더 많다고 말한다. 주류사회 구성원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살아남기가 쉽지않지만 아시안들에게는 노력여하에 따라 그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州)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스티븐 연을 주축으로 한국에서는 한예리와 윤여정이 열연했으며 한국계 미국 배우 앨런 김, 노엘 조가 출연했고 정이삭 한국계 미국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연 전 부회장은 스티븐이 미시간을 방문하는 때에 맞춰 문화회관에서 한인 청소년들과 팬사인회를 겸한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연 전 부회장은 “아들에게는 여러 차례 적지않은 부를 거머쥘 기회가 있었지만 돈을 쫓지 않고 예술성을 위한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왔던 것이 오늘의 모습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전화통화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