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한인회장 과연 독배(毒盃)인가? 한인회장의 임기가 끝날 무렵마다 디트로이트 한인회 이사회는 한바탕 진통을 겪어왔다. 회칙에 따르면 2년 임기 마지막 해의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하는데 벌써 수 대째 입후보자가 나서질 않아 결국 이사회에서 천거하여 총회의 인준을 받는 형식을 취해올 수 밖에 없었다. 본지는 최근 수 대째 선거를 치루지 못한 상태에서 디트로이트 한인회장의 선출 과정과 배경 등을 사실을 바탕으로 재조명하여 항간에 떠도는 근거없는 소문을 일축하고 불필요한 억측과 갈등을 해소하기위해 본 연재를 기획했다. –편집부-
이종효 29대 회장의 임기가 끝날 무렵 이사회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했지만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후보 등록 안내 광고를 낸 후 마감시간이 지나도록 단 한 사람도 입후보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정기총회 직전 치룰 예정이었던 회장 선거는 무산되었고 총회에서는 이사회에 차기회장 천거 및 선임을 위임할 것을 의결하게 된다. 정기총회 후 김종대 선거관리위원장과 몇몇 이사들은 문화회관 사무실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어떻게 해서든 한인회장을 공석으로 남겨두지 않기위해 머리를 맞대고 숙의를 거듭했다. 그 자리에는 주요 이사진 외에도 김욱 전 회장 부부와 임준효 전 회장 부부 및 당시 체육협회장을 맡았던 김종현 씨 부부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과거 한때 지나친 선거 열기로 부정 시비까지 일던 시절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낄만 했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고 한인회장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 해도 3만여 미시간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상징성 만으로도 충분한 명예일 수가 있는데 아무도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는 것은 당시의 디트로이트 한인회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것인지라 안타깝다 못해 참담하기까지 했다. 한인회장이 언제부터인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으며 봉사를 해도 결국에는 아무 보람도 없이 욕만 얻어먹는 자리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그러다보니 아예 서로 떠맡기다시피 하여 어쩔 수 없이 맡게되는 웃지못할 상황이 계속된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해에는 임준효 이사장이 개인 사정으로 이사회에 사퇴서를 제출함으로 인해 이사장까지 선출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나마 당시 이사회는 회칙에 명시된 30명의 정이사와 5명의 위촉이사 등 35명의 이사회 정원 중 겨우 13명 만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을 뿐이었다. 임준효 이사장이 취임 후 이사진 확대를 위한 이사 영입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했지만 당사자들의 고사로 새로운 이사들은 천거조차 하지못해 정원의 반수도 채우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한인회든 이사회든 이해타산없이 순수하게 봉사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는 이들을 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당시 이사회는 역대 한인회 회장 및 이사장 등 주요 원로들이 주축이 되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명맥을 유지하여왔다. 그들의 책임과 희생이 아니었으면 디트로이트 한인회는 이미 공중분해되고 말았을 것이다. 이날 회동에서 논의끝에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임시이사회를 열어 한인회장을 추대하자는데 뜻을 모으고 대상 인물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대상자를 찾는 일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이종효 당시 한인회장은 그동안 한인회비 혹은 이사회비 납부자 명단을 작성하여 입후보자 선정시 참고 자료로 내어놓기도 했다. 문제는 명단에 적힌 숫자인데 당해년도 한인회비 납부자는 80여명이지만 회칙에서 정한 입후보 자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계속해서 납부한 실적이 있어야 하므로 이를 기준으로 추려보니 남은 해당자는 10여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그들 중 대부분은 이미 한인회장을 역임한 이들이었다. 그날 참석자들은 각자 명단을 받아들고 개별적으로 컨택을 하여 임시이사회 전에 적임자를 조율한 후 긴급 임시이사회를 소집하여 한인회장 후보자를 추대하기로 하였다. 일단 회칙에 명시된 후보자 자격 기준을 적용하여 대상자를 추려보니 14명으로 압축되었다. 그 중에는 10명은 이사진이었다. 우선 이사진을 제외한 인물들 중에서 대상자를 찾아보았으며 그 중에는 당시 부회장을 지낸 김영종 씨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찌보면 유력한 후보자일 수도 있었다. 이사진들은 김영종 씨를 추대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였다. 이종효 회장도 적극적으로 추천을 하였다. 그러나 당시 자리를 함께했던 주간 미시간의 김택용 사장이 개인 의견을 말하면서 “김영종 씨는 현재 세탁업계내에서 도덕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백의종군하여 그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후 가능하면 세탁인협회장을 먼저 하고 나서 한인회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영문을 몰랐던 참석자들은 자초지종을 듣고난 후에 김 씨를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그 다음으로 눈에 뜨인 인물이 황연행 씨가 회장할 때 부회장을 지낸 바 있는 엄재학 씨였다. 엄 씨는 마침 타 단체장을 맡기도 하였기에 당시로서는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어떻게 해서든 본인의 수락을 받아내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러나 엄 씨는 완강했다. 수 차례 전화통화를 하여 설득을 하였지만 끝내 고사하였다. 결국 아무런 사전 조율없이 한인회장 추대를 위한 임시이사회를 소집할 수 밖에 없었다. 1주일이 지난 후 임시이사회가 열렸으며 그날 임시이사회 의제로 공석중인 이사장 선출을 함께 상정하였다.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이종효 회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선출했고 이 회장은 한인회장 임기 종료와 함께 이사장직을 맡게 되었다. 이 회장은 개인적인 건강 등의 이유로 본인이 한사코 고사하는 것을 이사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수락하였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이 회장은 “차기 회장을 지명하지 못한 책임으로 이사장을 맡게 된것 같다”며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어서 차기 회장 추대를 위한 토의에 들어갔다. 사실 특별히 토의할 것도 없었다. 이미 이사들은 이사들 중 유일하게 한인회장을 역임하지 않은 김영호 전 이사장을 추대하기로 결의하였다. 그날 이사회에는 김 전 이사장이 교회일로 참석하지 못한 상태였다. 사실 그동안 김 전 이사장에게도 여러 차례 권고를 했지만 수락을 받아내지 못한 상태였다. 김 종대 전 회장이 본인에게 이사회 의결사항을 통보하자 김 전 이사장은 노발대발 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2012.01.10 21:16
디트로이트 한인회장 - 독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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