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전 이사장은 “싫다는 사람을 이렇게 억지로 밀어부치면 어떡하냐?”하고 이사회에 맹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김종대 현 이사장에게는 더욱 강도가 심한 편이었다. 개인 사정상 도저히 맡을 수 없음을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식으로 떠맡기려한 처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전 이사장은 당시 병원일 외에도 시간을 아무리 쪼개도 모자랄 만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분위기로 봐선 끝내 고사의 뜻을 굽히지 않을 것 같았다. 이사들의 간곡한 당부로 결국 받아들이긴 했지만 거기에는 조건이 전제되었다. 즉, 계속해서 회장 후보를 물색하여 추대할 때까지 3개월 정도만 한시적으로 맡기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일단 한숨 돌린 이사회는 파행을 막을 수 있었기에 안도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천신만고 끝에 30대 한인회장이 공석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김영호 회장은 취임 후 부회장에 조미희, 김종현 씨를 각각 지명하고 사무총장에 황규천 이사를 임명하여 이사회의 인준을 마쳤다. 회장 수락조건에 황규천 이사를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사회에서는 가뜩이나 부족한 이사를 사무총장으로 지명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 보다는 오히려 최대한 협조를 아끼지 않기로 하고 황 이사를 적극 추천하였다. 행정 및 기획 능력이 뛰어난 황규천 씨를 사무총장으로 지명한 데에는 과거 김 회장이 문화회관 회장 시절 그를 사무총장으로 영입했던 인연이 작용했다. 김 회장은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했다. 억지로 떠맡다시피 했기에 한인회 운영에 소홀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문화회관은 생기로 넘쳐났다. 김 회장은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각 단체장들을 초청하여 식사를 제공하면서 향후 한인회와 각 단체들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이루기위한 모임을 가졌다. 그날 김 회장을 비롯하여 김종현 부회장과 임원 및 각 단체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고 주간 미시간 김택용 사장이 또한 참석했다. 그런데 바로 그날 모임에서 있었던 일로 인해 훗날 미시간 한인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의 싹이 잉태하게 되리라는 것을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모임을 주관한 김 회장은 비교적 차분하게 한인회장으로서의 바램을 밝히고 각 단체장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당부하였다. 특히 그동안 소원했던 한인회와 각 단체와의 관계를 정상화하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리곤 각 단체별로 협조 사항 등을 제안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마침 문화회관 이사장을 맡고있던 김병준 전 한인회장이 발언을 하였다. 당시 문화회관에서는 예술제 행사를 앞두고 팜플렛 광고 유치 및 티켓 판매 등의 준비가 순조롭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던 터여서 김병준 이사장은 그 자리에 참석한 단체장들에게 협조를 간곡히 요청하면서 발언이 길어졌다. 이때 예기치 못한 상황이 생겼다. 김종현 부회장이 “이 자리에는 다른 단체장들도 다 모여있는데 문화회관 얘기가 너무 길어지는것 같다”고 돌출발언을 하며 김병준 전 회장의 발언을 중단시키려고 했다. 사실 당시 김종현 부회장은 그날 참석한 대부분의 단체장들이 자신이 체육회장 시절 임원을 맡았던 이들이라 그들의 협조를 얻는 것에 대해 자신하고 있었다. 특히 과거 황연행 씨의 회장 시절 광복절 체육대회가 무산된 것에 대한 회한이 남아있던 터여서 이번 만큼은 광복절 행사를 어느 때보다도 성대하게 치루고 싶어 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분위기를 광복절을 비롯한 한인회 행사에 대한 협조로 끌어가려고 골몰하고 있었다. 더우기 김영호 회장은 교포들의 경제사정을 고려하여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김종현 부회장은 단체장들의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 좀은 조급한 심정이었다. 그것이 결국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전개된 것이다. 김병준 전 회장이 김종현 부회장의 뜻밖의 돌출 발언으로 머뭇거리고 있던 차에 김택용 사장이 김종현 부회장의 행동에 제동을 거는 발언을 했다. 상대방의 발언 도중 불쑥 나서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부회장이 그날 모임의 취지를 얘기하며 불쾌감을 표시하자 김 사장은 “회의의 기본도 모르는 것 같으니 토의하는 법을 배우고 참석하라”고 응수했다. 일순 거친 말들이 오가며 분위기가 험해졌다. 설전이 계속되자 김영호 회장은 분위기를 누그러 뜨리고 회의를 계속 진행했다. 김종현 부회장은 평소 ‘뒤끝이 없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왔기에 그날 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기억속에서 지웠다. 그러나 김택용 사장에게는 그 일이 뇌리속에 뚜렷하게 각인되어 ‘두고 보자’며 벼르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김영호 회장은 3.1절 행사를 이제껏 해왔던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치룰 것을 계획하고 많은 준비를 했다. 기념식과 대통령봉사상 시상식 외에도 차세대 리더들을 위한 리더쉽 트레이닝 세션을 만들어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담 그룹과의 토의의 장을 만드는 등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하였다. 행사 당일 참여한 숫자가 예상했던 것 보다는 적었지만 그날 행사는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날의 행사를 통해 앞으로 한인회가 갖는 지역 사회에 대한 역할의 정의를 새롭게 규정하는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3월 말이 되자 김 회장은 애초에 회장직을 수락할 때 공언한 대로 이종효 이사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임의사를 밝혔다. 여러 이사들이 만류했지만 김 회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사실 김 회장은 취임직후 지명한 부회장에게 어느 시점에서 회장직을 넘겨 주고 물러나려고 했었다. 회칙에 정해져 있지는 않았지만 업무 편의상 정한 수석부회장에 조미희 씨가 지명되어 있었기에 김 회장은 조미희 씨가 회장직을 승계해주기를 바랐지만 조 씨는 개인 사정으로 맡지 못하겠다고 이미 고사를 한 상태였다.
(다음호에 계속 ….)
2012.01.10 21:42
디트로이트 한인회장 독배인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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