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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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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광장 편집부는 지난 4일 참으로 귀한 분을 만났다. 지난 달 미시간 광장에 게재된 미합중국 대통령 자원봉사상 신청안내 공고가 나간 후 많은 분들의 관심 속에 봉사상에 관한 문의를 받았다. 그러던 중 문의 당사자가 아닌 누군가를 추천하고자 한다는 설명을 듣고 좀더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보기로 했다. 

미시간 광장 취재팀은 과연 어떤 분일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미시간의 주도인 랜싱에 소재한 선희 씨의 자택을 찾았다. (취재팀이  39년생인 이선희 씨를 ‘이 여사’로 부르자 한사코 그냥 이름을 불러달라고 요청하여 고심끝에 선희 씨로 호칭하기로 했다.) 집은 작고 아담하였다. 수즙음 많은 소녀같은 앳띤 모습으로 편집부 일행을 맞은 선희 씨는 어쩔 줄을 몰라했다. 곱고 맑은 심성을 가진 그에게서 세월도 비껴간 듯 했다. 난생 처음 인터뷰를 한다는 그는 좀은 긴장이 되는 듯 목소리가 약간 떨리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선희 씨는 못다 한 학문의 꿈을 딸을 통해 이루려는 어머니의 적극 권유로 미국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홀홀 단신으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린 선희 씨는 우연히 만난 미국인 할머니의 도움으로 캔사스시티로 가는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타고 3일간의 버스여행 끝에 캔자스시티에 도착하곤 곧이어 미조리로 가는 버스를 갈아탄다. 긴 여정끝에 기대반 우려반으로 학교에 도착했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결코 녹녹치 않았다.                   
학비는 장학금으로 해결되었지만 기숙사 비용 등의 생활비는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던 선희 씨는 도착 첫날부터 난생처음 붓을 들고 기숙사 페인트칠을 하는 일을 해야했다. 그 때를 생각하며 잠시 회상에 잠기기도 한 선희 씨는 “그 덕분에 페인트 칠에 관한 한 거의 전문가 수준이 되었다”며 거실 천장을 가리키고 “이 곳 페인트 칠도 내가 다 했다”며 웃음을 띠었다. 미조리 대학 스페인어과를 졸업 한  후 1년간 교사 생활을 하다가 하와이로 건너 간 선희 씨는 그곳에서 평생반려를 만나게 된다. 남편인 Hurb  씨의 진실된 모습에 끌려 결혼을 하게 된 선희 씨는 하와이 생활을 끝내고 둘이 함께 랜싱으로 돌아와서는 은퇴할 때까지 교직에 몸담게 된다.
그러던 중 선희 씨가 평생을 봉사생활을 하게 된 동기가 된 일이 발생했다. 남편과 함께 휴가 차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여행 전 병원에 들러 건강상태를 체크하던 중 병원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게된다. 당시 상태로라면  그 여행길이 이 세상과의 작별여행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생명을 위협할  만큼 커다란 종양이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모든 걸 취소하고 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게 된 선희 씨의 남편은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목숨을 건지는 것은 물론 차츰 건강을 회복하게 되었다. 선희 씨는 남편의 생명을 구해 준 병원에 뭔가 보답을 하고 싶었다. 이후부터  선희 씨는 병원을 위한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된다. 처음엔 단순히 병원측에 감사를 표시하기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어느덧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지난 해에 있었던 Ingham Medical Center의  자원봉사자 초대의 밤에는  병원으로부터 30년 봉사자로 명단에 올라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달받기도 했다.선희 씨는 병원의 청소는 물론 병원내 기프트 샾 등의 일을 돕기도 하는 등 30여년을 자원봉사하였다. 어느 새 봉사생활이 몸에 밴 선희 씨는 병원 일 외에도 soup kitchen, food bank  등을 비롯 입양아를 위한 한국어 지도 및 랜싱 지역 유학생 부인들을 위한 영어지도, 한국 문화 캠프 등을 통해 수 많은 봉사를 해왔다. 슬하에 자녀가 없는 선희 씨는 때로는 봉사를 마치 자녀를 양육하듯 열심히 하기도 하였다. 교직에 몸담고 있으며 선희 씨는 학교에서 단순히 가르치는 것 이상으로 아이들을 지도했다. 이를 두고 선희 씨는 매년 30명의 아이들을 키웠다고 말한다. 최근 남편의 병세가 악화되어 잠시도 남편곁을 비울 수 없게 된 선희 씨는 더 이상 봉사생활을 하기가 어렵게되자 생각끝에 작은 꽃들과 나뭇잎 등을 이용해 책갈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정성스레 책갈피를 만들어서는 주위에 나누어주며 독서를 권하는 것이다. 선희 씨는 방문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편집부에도 한 웅큼의 책갈피를 나누어 주었다.

선희 씨는 그동안 참으로 감사한 삶을 살아왔다고 말하며 단지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가 교단에 서서 후학들을 지도하며 조국의 발전에 기여하려고 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선희 씨는 한국의 유학생들에게 각별한 존재이다. 이날 인터뷰에 함께 자리한 김신연 씨는 숙명여대의 새까만 후배(92학번)이지만 두 사람은 영락없는 모녀간이었다. 인터뷰 도중 기억이 가물가물하면 곧바로  후배에게 확인하듯 묻곤 했다. 김신연 씨 또한 대 선배를 ‘엄마’라고 자연스럽게 부르며 선희 씨의 기억을 돕기도 했다. 어느 새 혈육처럼 끈끈해진 동문의 관계가 부럽기만 했다. 김신연 씨는 대 선배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냥 옆에 계신 것만으로도 후배들의 유학생활에 큰 힘이 된다”며  “선배님이 너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선희 씨는 꿈이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방영되는 고도원의 아침 편지를 보았다며 그곳에 나오는 수목원에 가보고 후배들과 함께 모교인 숙명 여대 캠퍼스를 걷는 것이  소망이라고 한다. 후학들을 위한 조언을 청하자 “정체성을 찾을 것과 아무리 힘들어도 용기를 잃지 말 것이며 적극적으로 열심히 살 것”을 당부하고 “한민족의 우수성과 성실성은 전 세계인이 본 받을 위대한 유산임을 잊지 말것”을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문을 나서자 선희 씨는 잔디 가운데에 낙엽을 모아 길을 만들었다며  우리 일행에게 낙엽을 밟고 지나가며 가을 정취를 느끼기를 권했다. 문득 김소월의 ‘진달래 꽃’ 시가 생각이 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 아 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
편집부 일행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오늘 천사를 만나고 왔다”고 말하며 소중히 기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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