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라”
몽골 선교를 위한 기금 마련으로 고심하고 있던 디트로이트 한인 연합감리교회(담임목사 이훈경)의 제2여성 선교회에서는 동 교회에서 성가대의 피아노 반주를 맡고있는 신원경 씨의 음악회 개최 제안에 처음엔 큰 기대를 하지않고 소박하게 준비를 시작하였다. 공연을 위해 마침 미시간에도 잘 알려진 바이올리니스트 차인홍 교수를 섭외할 수 있었고 예일 음대를 졸업하고 인디애나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있는 첼리스트 주재희 씨와 아이다호 대학의 케이 재비스랙 교수에게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자 공연을 흔쾌히 수락해주었다. 준비팀은 마침 성탄절이 다가옴에 따라 이번 공연을 ‘몽골 선교를 위한 크리스마스 클래식 음악회’로 이름 지었다. 이후 제2여선교회 회원들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티켓과 전단지를 만들어 돌리며 홍보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티켓 판매에 어려움이 따르기도 했지만 그들은 부족한 부분을 기도로써 채우며 한마음이 되어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갔다.
12월 18일 저녁 트로이에 소재한 디트로이트 한인 연합감리교회 대성전에 마련된 특별 공연장에는 공연시간이 가까와 오자 청중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700여석의 좌석이 모두 차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음악회를 준비한 권순희 준비위원장을 비롯한 제2여선교회 회원들은 감격스러워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영종 32대 디트로이트 한인회장의 부인이기도 한 김선희 제2여성선교회 회장은 시종 상기된 모습으로 분주히 관객들을 안내하며 입가에 웃음이 떠날 줄을 몰랐다. 관객들 중에는 눈에 띄게 외국인들이 많은 것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훈경 목사는 특별히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로 한 개회기도와 인사를 통해 “몽골 선교를 위한 음악회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여한 것을 감사하고 이 또한 하나님의 거룩한 뜻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하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며 특별히 오늘 음악회를 위해 준비하고 수고한 모든 이들을 기억해 줄 것”을 간구하였다.
개회기도에 이어 차인홍 교수와 주재희, 신원경 씨의 “바하의 어메이징 그레이스” 협연이 시작되자 청중들은 그 아름다운 선율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피아노 건반과 어우러진 바이올린 현을 켜는 소리의 조화속에 빠져든 청중들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눈과 귀를 무대에 고정시키고 연주자들이 이끄는데로 그냥 따라가는 듯 했다.
이어서 재비스랙 교수의 열정적인 피아노 연주가 계속되었다. 쇼팽의 Nocturne과 Ballade 두 곡을 연주하는 동안 관객들은 마치 향해 도중 바다 한가운데서 폭풍우를 만나 높은 파도와 풍랑에 온 몸이 부서질 듯 격한 감정이 일며 걷잡을 수 없던 마음의 동요가 어느 새 바람이 잦아들고 고요한 밤바다로 바뀌며 마음이 순백의 평화로 바뀌게 되는 것을 경험했다. 나비가 꽃위를 날 듯 건반에서 손을 떼자 청중들은 열광했다. 대성전이 떠나갈 듯 열렬한 박수 갈채를 보냈다.
공연 중간에 이번 공연 준비에 참여한 여선교회의 이은수 씨가 무대로 올라가 영상과 함께 이날 음악회를 열게 된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자 청중들은 큰 박수로 기꺼이 그 아름다운 선교에 동참하고자 하는 의사표시를 대신하기도 했다.
다음 순서로 휠체어에 몸을 싣고 차인홍 교수가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무대로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차 교수는 “과거 한국은 선교 대상지였지만 이젠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며 “아프리카에서 선교생활을 하고있는 20세의 한국 여성이 마음이 흔들릴까봐 시카고에서 열린 선교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려주며 “참으로 귀한 그 여성의 마음을 생각하며 선교를 위한 곳엔 어디 든 찾아 가 바이올린을 켜기로 했다”고 하고 “처음엔 간증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음악회에서 웬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 연주할 ’어메이징 그레이스’로 간증을 대신하겠다”고 말하자 청중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그를 뜨겁게 맞았다. 바이올린의 현을 켜기 시작한 그는 그 동안 그가 걸어왔던 질곡의 삶을 보여주듯 연주에 혼을 담아 온몸으로 쏟아냈다. 청중들은 차 교수의 연주에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똑같은 음악을 셀 수 없이 많이 들었지만 청중들은 전혀 새로운 곡의 연주를 듣는 듯 심금을 울리는 소리에 넋을 잃었다. 뒤이어 마지막 피아노, 첼로, 바이올인 협연으로 공연을 모두 마쳤다. 청중들중 워싱톤 출신이라고 밝힌 피아니스트 셰넌 스미스 씨는 “오늘의 감동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공연을 보게되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훈경 목사는 공연을 끝내고 “교회에서 아무런 지원없이 순수하게 제2여선교회 자신의 힘만으로 이렇게 훌륭한 행사를 치뤄낸 것이 너무 감격스럽고 감사한 일”이라고 하고 “오늘 음악회를 통해 선교지인 몽골에 교회를 재건축하고 목회자 사택을 보수하고자 계획하는 일들이 하나님의 축복속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동참할 것”을 기대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