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로이에 거주하는 A씨는 그로써리 쇼핑을 갔다가 식품점의 진열장 앞에서 냉동 생선을 바라보며 망설인 끝에 꺼내어 가격표를 보곤 아무 말없이 도로 넣어놓고 다른 코너로 발길을 옮겼다.
* 지난 해 가을 아들을 대학에 보낸 B씨는 도저히 학비를 마련할 길을 찾지 못해 고민하다가 주위의 도움으로 대학 학자금 융자를 받아 겨우 등록금을 해결할 수 있었다.
* 디트로이트에서 10여년을 미용재료상을 해왔던 C씨는 계속되는 적자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 업소 문을 닫았다. 매각은 꿈도 못꾸고 남은 물건들을 헐값에 처리하고 사업장을 정리해 버렸다.
* 부부가 함께 세탁업을 하던 D씨는 매상이 전성기 때의 반 이하로 떨어지자 자신이 혼자서 업소를 모두 관리하고 아내는 다른 업소에 파트 타임으로 일을 보냈다.
* 가족들과 혹은 친구들과 함께 매주 한 두번은 외식을 하곤 했던 E씨는 한 달째 식당을 찾지 않고 있다.
*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서슴없이 전문 매장을 찾아 새 것을 구입하곤 했던 F씨는 최근들어 대부분을 인터넷상에서 중고 물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사이트인 craiglist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 가벼운 접촉 사고로 차에 흠집이 생긴 G씨는 수 개월째 그대로 방치해놓고 운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굳이 수리할 생각이 없다.
*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H씨는 가족회의 끝에 그동안 보내왔던 자녀의 학원을 쉬기로 했다.
회복될 줄 모르는 경기는 우리의 생활 풍속도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절약하는 습관은 기본이고 씀씀이를 줄이면서 버텨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자 이제 정말 끔찍한 상황을 맞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미 모게지의 연체로 거주 주택의 차압절차가 진행되어 눈물을 머금고 정든 집을 나와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하기도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을 부동산에서 찾는다. 몇 년전에 터진 서브 프라임 모게지 사태라는 경제 쓰나미는 모든 경제의 맥을 일순간에 끊어놓았다. 모게지 랜더들은 신청인의 심사 기준을 역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까다롭게 적용함으로써 주택의 거래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P씨는 예전 같으면 어렵지않게 모게지를 받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 까다로운 기준의 적용으로 모게지를 받지못해 매매가 무산된 건만 해도 10여 차례가 넘는다고 탄식을 했다. 집값은 곤두박질 쳤는데 그 마저도 모게지 문제로 거래가 이루어지질 않고 있다. 모게지 룰에 대한 파격적인 완화가 있기 전에는 경기 회복이 요원할 것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