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스버그=미시간오늘】디트로이트 한인회장과 이사장 및 한미여성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지역 사회 화합과 발전에 크게 공헌한 박선영 전 회장이 지난 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박 전 회장은 최근 몇 년간 호흡기 계통의 질환으로 투병 생활을 해왔다.
호흡계 기관이 약했던 고 박 전 회장은 몇 년전 유타주에서 있었던 컨퍼런스에 참가했다가 고산지대에서의 호흡 문제로 지병이 악화돼 이후 대외 활동이 크게 위축되었다. 그럼에도 그가 몸담았던 한미여성회와 한인회에는 늘 애정과 성원을 보내면서 온라인 등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여러 행사나 모임에 직접 참여는 못해도 SNS 등을 이용한 소통을 수시로 해 왔다.
고인은 지난 해 여름 자신의 병세가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불현듯 ‘이러다 갑자기 생을 마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직 의식이 정상적일 때 지인들과 마지막 시간을 가지고 싶어 했다.
고인에 따르면 당시 밤에 기침이 심해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종종 음식이 목에 걸려 기절을 하기도 했다며 결국 둘째 아들 집에서 호스피스 홈캐어를 받으면서 약물을 복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약물 복용을 시작하면 약 기운에 취해 정신을 차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본격적인 약물 복용 전에 지인들과 만나 자신을 건강한 모습으로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본보와 나눈 장문의 문자 대화 속에서 고인은 이미 죽음에 대해 의연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처음엔 아쉽고 허망하다는 생각에 받아들이기가 무척 힘들었지만 자신의 의지만으로 감당이 되지 않음을 깨닫자 이내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기도를 하면서 마음의 평안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곤 먼 여행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내가 사랑하는 지인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마음 먹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마음 아파 하지 말고 그저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해주길 당부했다.
얼마 후 노바이의 한 식당에서 자리를 함께 한 지인들은 고인이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맞이 하자 안도를 하면서도 고인이 마지막 건강한 모습으로 기억되기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곤 마음 속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 후 두어 달이 지나 고인은 임종이 가까와 오면서 가족 이외에는 아무도 자신을 찾지 않기를 당부했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눈을 감았다.
한편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Viewing service 등은 하지 않기로 했으며 고인이 다니던 성김대건 안드레아성당에서 17일(월) 오전 11시 장례미사를 드리기로 했다. 유족으로는 두 아들과 며느리를 비롯해 4명의 손주가 있다.
박 전 회장은 생전에 그가 몸담았던 모든 단체에서 가장 사랑받고 존경받는 언니이자 누님이었다. 늘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지니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마음 아파하고 그들을 돕기위해 발벗고 나서는 것은 물론 자신이 맡은 역할을 책임감있게 해나가곤 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평화의 소년상 건립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맡기도 했다.
김병준 문화회관 이사장은 “우리 지역에 참으로 소중한 분이 우리 곁을 떠났다”며 애통해 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관련사진:
-고인의 노력으로 한인회가 극적 화합을 했다.
-지난해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박 전 회장이 지인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