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미시간오늘】미시간 출신의 스티븐 연(40, 연상엽)이 마침내 헐리우드 정상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스티븐 연은 디트로이트 한인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민주평통 미시간지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연제흥 위원과 부인 연정란 여사의 두 아들 중 장남이다.
지난 7일 로스엔젤레스 비벌리힐에서 거행된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스티븐 연은 넷플릭스의 TV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의 주연으로 활약하며 남우주연상 수상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는 미국 3대 영화제의 하나인 골든 글로브 사상 최초의 한인 수상이라는 역사의 획을 긋는 쾌거였다.
본보는 이튿날인 8일 연제흥 위원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연 위원의 목소리는 아직 흥분과 감격이 가시지 않은 듯 상기되어 있었다. 아들의 수상 소감을 물어 보았다. “시상식 전날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목소리에 긴장과 초조함이 베어 있었지만 아버지로서 애써 태연한 척 하면서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그러나 연 위원의 심정은 어쩌면 아들보다 더 긴장되고 마음을 조리며 애를 태웠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시상식에서 스티븐의 이름이 호명되기 전 까지만 해도 6명의 후보 중 수상 가능성이 두 번째로 예상되었던 터라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수상자로 아들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기쁨과 안도, 그리고 감격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랬다. 소위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 것이었다. 아들이 결국 해냈다는 현실을 마주하자 연 위원은 그동안 늘 아쉬움으로 남았던 수상에 대한 갈증이 한꺼번에 해소된 듯 했다. 영화 ‘미나리’에서 열연하여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면서 기대를 모으기도 했지만 고배를 든 것이 아비로서 못내 아쉬움이 컸던 터였다. 앓던 이가 빠진 듯 시원하고 뭔가 이루었다는 쾌감을 느꼈다. 다시 한번 멋지게 자라 준 아들이 고마웠다.
연 위원은 10여 년전 본보와 처음 인터뷰했던 일이 떠오른다고 했다. 당시 우여곡절 끝에 헐리우드에 입성하기 까지의 자세한 과정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연 위원은 그때 발행한 신문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아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묻자 “비록 자신의 노력으로 영광을 차지했지만 공인으로서 품위를 유지하고 더욱 겸손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늘 중시하길 당부하고 싶다”고 말하고 “제작사를 설립하여 운영하기도 하지만 이익만을 추구하지 말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사회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적지않은 연예인들이 가정문제로 파국을 맞는 경우가 있는데 가족이야말로 삶의 안식처 같은 곳이니 가정에 충실해주길” 당부했다. 어느새 불혹의 나이 40을 맞은 스티븐은 아내 은경 씨와의 사이에 아들 지명(6)과 딸 슬기(4)를 두고 있다.
연 위원에 따르면 작품 제작 과정에서 배우들이 작품의 캐릭터에 몰입하곤 하는데 종종 촬영이 끝난 후에 작품속 캐릭터로 인한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기도 한다고 말한다. 스티븐도 같은 경험을 했고 그럴 때마다 신앙인으로서 기도와 믿음으로 극복해주길 당부한다고 전하며 스티븐의 부모에게는 그것이 늘 기도 제목이었다고 말한다.
시상식 후 미시간 지역의 각계 인사들도 전화를 걸어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김병준 문화회관 이사장과 권정희 디트로이트 한인회장은 물론 민주평통 시카고협의회 김길영 회장과 미시간 지회 신명숙 지회장도 축하메시지를 보냈으며 김정한 시카고 총영사는 미주한인의 날 축사에서 스티븐 연의 수상을 언급하고 이번 수상이 미시간의 경사일 뿐 아니라 미국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한인들에 대한 높은 평가의 반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연 위원은 감사의 인사와 함깨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성난 사람들’은 작품상도 함께 수상했다. 제작사를 차려 작품제작에 직접 참여한 스티븐은 2관왕이 된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연제흥 위원은 15일(월)에 열리는 에이미상 시상식에서 수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했다.
차기 작품에 대해 묻자 “3월에 유일한 한인 배우로 출연하는 봉준호 감독의 ‘미키17’ 시사회가 있을 예정이고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 제작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연 위원의 차남 브라이언(연충엽)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배우로서의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이언은 2년 과정의 영화 아카데미를 마치고 지난해부터 타임스퀘어의 연극무대에서 주연 역으로 공연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사진내용:
-스티븐 연의 부친 연제흥 위원
-스티븐 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앨리 웡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